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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길에서 나를 만나다

제주 올레 · 네팔 안나푸르나 걷기여행

기사입력 : 2019-11-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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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김유진 기자]
김상진, 길에서 나를 만나다


책 소개


인생의 전환기에 꼭 권하고 싶은 여행안내서!

이 책은 운명처럼 40대 중반에 여행길을 떠난 이야기이다. 블로그에 올려놨던 여행 일기들을 정리해 책으로 내게 되었다. 1장은 제주 올레길 1코스에서 12코스까지, 한라산 등반, 순천 송광사 불일암에서 열사흘 동안 걷고 생각하고 또 걸었던 여행 이야기이다.

2장은 여드레 동안 네팔 안나푸르나를 걸으며 만나는 사람, 노천온천, 계속해서 내리는 비, 커다란 거머리, 소, 경이로운 자연, 촘롱의 2727개의 계단, 파슈파티 사원, 화장터 등등의 이야기를 저자는 우리에게 들려준다.

읽고 있으면 제주 올레길로, 안나푸르나로 당장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행복한 책읽기가 이런 것이구나 싶게 여행의 맛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은

-김상진의 목적 없이 홀로 떠난 걷기여행서
-아무 목적없이 평화의 길, 제주 올레길을 홀로 걷다
-축복의 길, 안나푸르나 빗속으로 신과 함께 천천히 걷다

86세대인 저자는 대학졸업 후,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중앙인사위원회, 국회 등 쉽게 가볼 수 없는 국가기관에서 다양한 국정경험을 하면서 쉼 없이 달려왔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운명과도 같이 아무런 목적 없이 무작정 홀로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섰다.

13일간 제주올레길 1코스에서 12개 코스를 걷고 또 다시 짐을 싸서 8일간 안나푸르나를 걸었다. 저자는 “신기하게도 길을 걸은 만큼 자신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발걸음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머리는 회고적이다”고 말한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역사를 지닌 제주섬에서 저자는 루게릭병에 걸려서도 마지막 죽는 날까지 아름다운 제주를 카메라에 담았던 김영갑 작가를 만난다. 깎아 지르는 절벽밖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밤섬에서는 머나먼 타국 땅 고려에서 난을 일으켰다가 죽어간 몽골인 목호들의 넋을 달래준다. 제주 올레길 12코스를 다 걷고 열이틀째에는 폭풍과 폭우를 뚫고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 오르며 제주 올레길 걷기여행을 마친다. 열사흘에는 바로 순천 송광사에 도착해 불일암을 찾아나선다. 불일암에서 스님 한 분을 만나 법정의 저서 <인연 이야기>라는 책까지 받는다. 자신의 등뼈 외에는 아무것도 기대지 말라는 법정스님의 말을 되새긴다.

안나푸르나 걷기여행은 히말라야의 관문도시인 포카라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마음과 육신을 의탁할 수 있는 신을 만나기 위해 빗속을 천천히 걸었다. 여드레를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가 신이 내린 노천온천에서 그동안 쌓인 피로와 마음의 때를 싹 풀었다. 여행객들을 상대로 벌꿀을 팔고 있는 장애인 아들을 둔 네팔 여인을 만난다. 세상 모두를 가진 것처럼 행복한 모습인 네팔 모자(母子)는 풍요의 신 안나푸르나에서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요, 희망은 예수님이다.

저자는 여행과 등산을 좋아하여 네팔 안나푸르나 B/C와 말레이시아 키나발루산을 다녀왔으며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등반을 계획 중이다.

저자는 제주 올레길, 한라산, 불일암을 걸으며 자신의 생각들을 풀어내고 있다. 또 안나푸르나 걷기 여행을 통해 고승들이 왜 힘든 고행 길을 떠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제주 올레길과 안나푸르나를 걸으며 썼던 일기와 블로그에 올렸던 글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40대 중반 남성이 홀로 걸으며 고민하고 생각했던 진솔한 얘기로 40~50대 남성들에게 권하고 싶은 여행서다.

저자는 살다가 지쳤을 즈음, 꼭 올레길을 걸어보라고 권한다. 걸으면서 바다도 보고, 오름도 오르다 보면 모든 문제가 스스로 해결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다. 제주는 인생의 시작뿐 아니라 중간에도, 결말에도 반드시 와야 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차례

프롤로그

1장 평화의 길, 제주 올레

01 하루, 40대 중반에 홀로 떠나는 자유여행
02 이틀, 올레를 걷다
03 사흘, 무리하면 탈이 난다
04 나흘, 힘들 때는 쉬어라
05 닷새, 인생은 내리 사랑인가?
06 엿새, 올레와 휴머니즘
알고 가면 더 좋다 | 서복과 서귀포
07 이레, 전쟁과 평화
알고 가면 더 좋다 | 목호의 난
08 여드레, 비와 휴식
09 아흐레, 안개 낀 올레
알고 가면 더 좋다 | 탐라총관부
10 열흘, 삶과 죽음의 공존
알고 가면 더 좋다 | 제주 4·3
11 열하루, 개고생
12 열이틀, 아! 한라산
13 열사흘, 자신의 등뼈 외에는 아무것에도 기대지 말라

2장 여신의 선물, 안나푸르나

01 하루, 다시 법정과 함께 떠나는 네팔행
02 이틀, 비와 거머리_담푸스~란드
알고 가면 더 좋다 | 안나푸르나
03 사흘, 신은 어디에 있는가_란드~시누와
04 나흘, 신이여 길을 열어주소서_시누와~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05 닷새, 신에게 무릎을 꿇다_안나푸르나 뱀부 베이스캠프
06 엿새, 신이 내린 축복의 길_뱀부~지누단다
07 이레, 문명과의 만남_지누단다~카트만두
08 여드레, 신과 함께 살다_카트만두~서울
알고 가면 더 좋다 | 세계 최대 사리탑, 보드나트(Bodhnath)
알고 가면 더 좋다 | 힌두사원 파슈파티나트

에필로그

지은이...

김상진

1966년 전북 순창 출생. 청와대와 국회는 물론 국가정보원, 중앙인사위원회 등에서 다양한 국정 경험을 하면서 정치와 선거를 읽는 통찰력을 키웠다. 현재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다양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여행과 등산을 좋아하 여 네팔 안나푸르나 B/C와 말레이시아 키나발루산을 다녀왔으며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등반을 계획 중이다. 저서로는 『늙은 대학 민국』, 『100% 당선 키워드』(공저), 『왜 낡은 보수가 승리하는가』(공저), 『반기문은 없다』(공저), 『지방선거 가이드북』(공저) 등이 있다.

학력
• 정읍 중·고등학교 졸업
•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 고려대 정책대학원 졸업

경력
• 현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 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 국민소통위원
• 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 전 국회정책연구위원(2급 상당)
• 전 국회의원 보좌관(4급 상당)
• 전 중앙인사위원회 정책연구관
• 전 청와대 행정관(김대중 정부)
• 전 국가정보원 사무관

책 속에서...

‘제주여행 첫날인 오늘은 배를 타고 우도에 가서 한 바퀴 둘러보자. 그리고 내일부턴 올레길 1코스에서 시작해 걷는 데까지 걸어보자’로 정했다. 이것이 나의 제주여행 계획 전부다. 아주 단순하고 다소 황당해 보이는 계획이지만 별다른 계획을 선택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다른 방법이라곤 아는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20p

스탬프를 찍고 벤치에 앉아 쉬면서 발바닥을 보니 물집이 더 많이 생겼다. 이제는 무릎도 아파왔다. 콘크리트 길로 인해 발과 무릎에 무리가 온 것 같았다. 올레길이 오름 오를 때를 제외하곤 대부분 시멘트길로 되어 있었다. 게다가 해안도로는 아스팔트길이다. 이렇게 3코스 약 20km를 걸었으니 다리가 성할 리가 없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민에게 강력히 요구하고 싶어졌다.
-61p

오후 1시가 되었을 때, 8코스를 향해 출발하다. 월평 포구에서 점심을 먹고 비가 그치길 기다려도 비는 구질구질하게 계속 내렸다. 판초우의 속에 배낭을 숨기고 다시 길을 나섰다. 베릿내오름이다. 베릿내오름은 베릿내 포구 가까이에 있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올레꾼은 나 혼자뿐이었다. 이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했다. 오름을 그냥 지나쳐 버릴까 하다가 나 스스로 용납이 되지 않아 꾸역꾸역 올랐다. 부스럭거리는 나의 바짓가랑이 소리에 자꾸만 뒤를 돌아보곤 했다. 정상에 올랐으나 비바람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거의 뛰다시피 올랐던 길을 돌아서 내려왔다.
-101p

올레 안내서를 보면 11코스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길이라고 나와 있다. 근대사와 현대사가 같이 녹아있는 길이라고 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공군병력을 집결시켰던 야욕의 알뜨르 비행장, 4·3사건 이후 최대의 양민학살이 자행되었던 섯알오름, 천주교 박해를 받았던 정난주 마리아 묘소 등은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보여준다.
-122p

불일암은 부처님을 모신 법당이라기보단 시골의 아담한 기와집 같았다. 한쪽 모퉁이에 법정스님이 손수 만들었다는 나무 의자, 세숫대야 등과 함께 영정사진을 모시고 있었다. 무엇을 위해 스님은 이렇게 살았을까? 깊은 산중에서 세상과 떨어져 혼자 살았지만 누구보다 많은 사람과 더불어 살아온 스님. 나는 스님이 세상을 떠난 후에 비로소 이 불일암을 찾았다.
-153p

한국시간 오후 3시, 네팔시간 12시, 나를 실은 비행기가 7시간 동안 공중에서 떠 있다가 내렸다. 인구 300만이 사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공항이다. 입국수속을 받고 공항을 나가는 데 만만디다. 7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 있어 가뜩이나 찌뿌둥한 육체가 더욱 피곤이 밀려온다. 체류하는 기간에 따라 비자발급 비용이 다른 것을 보면, 이 땅을 밟고 지내는 양에 따라 돈을 받고 있었다. 8일간의 체류비 25달러를 냈다.
-166p

2,100m 데우랄리에서 점심을 먹었다. 책에서 보았던 네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음식인 달바트와 포테이토를 시켰다. 그런데 달바트도 향신료가 있어서 밥을 제외하고는 먹을 수가 없었다. 고추장과 김치를 밥과 비벼서 먹었다. 나빈과 강가는 달바트를 맨손으로 버무려 맛있게 먹었다. 이들은 아직도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기보다 맨손으로 밥을 집어 먹었다. 맨손으로 먹는 모습을 한참 보다 보니 내가 속이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 얼른 콜라를 집어 마시며 니글니글해진 속을 달랬다.
-177p

촘롱에는 계단이 많기로 유명하다. 가이드 나빈은 촘롱을 내려가는 계단은 모두 2,727개라고 했다. 그런데 셀 때마다 숫자가 달라져서 정확이 몇 개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궁금하면 한번 세어보라고 말하곤 활짝 웃었다. 한쪽 다리에 의지해 계단을 내려가는데 5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2~3살 정도 보이는 동생의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동생은 속옷 하나 걸치지 않은 맨몸에 신발까지 신지 않은 맨발이었다. 누나의 손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끌려 따라오고 있었다.
-194p

포카라에서 카트만두행 국내선 항공기는 무사히 이륙했다. 안나푸르나 신이 나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아 기뻤다. 다시 한번 안나푸르나 신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30인승 항공기는 윙하는 굉음을 내며 구름을 뚫고 날랐다. 시끄러운 소음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될 즈음, 뒤에 앉은 가이드 나빈이 등을 두드리며 손가락으로 먼 곳을 가리켰다. 구름 사이로 솟아 있는 설산이 보였다. 산에서는 보지 못한 봉우리가 구름 위로 보일 줄이야? 안나푸르나 신이 우리에게 내린 마지막 행복한 선물이었다.
-231p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라고 합니다.
두 다리를 믿고 의지하며 걷고 또 걸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246p

김유진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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