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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안정보고서 진단] 은행은 선방했지만···상호금융·저축은행 부실 부담 여전 ⑤

한은 “금융기관 복원력은 양호”···자본·유동성 지표 규제기준 웃돌아
비은행권 고정이하여신비율 여전히 높아···업권 간 연결 리스크도 경계

기사입력 : 2026-04-1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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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저축은행중앙회
사진=저축은행중앙회
[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국내 금융기관의 자본여력과 유동성은 아직 규제기준을 웃돌지만,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비은행권 부실 부담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금융기관 전반의 복원력은 양호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비은행권 건전성과 업권 간 전염 가능성은 계속 경계해야 할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은 중소기업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수익성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비은행금융기관은 대부분 업권에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낮아졌지만 일부 업권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금융기관 전체로 보면 건전성은 완만하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업권별로는 차이가 컸다는 게 한은의 평가다.

수치로 보면 은행과 비은행의 격차는 더 선명하다. 2025년 3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일반은행이 0.42%였다. 반면 상호금융은 6.86%, 저축은행은 8.49%로 높았다. 보험회사는 0.98%, 증권회사는 4.10%, 여신전문금융회사는 2.15%였다.

금융권 전반의 건전성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은 여전히 높은 부실 부담을 안고 있는 취약 지점으로 읽힌다.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은행 부문에서 자산건전성은 다소 부담이 커졌지만,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유동성은 대체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부실이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지만, 자본과 유동성 측면에서 보면 은행권 전체의 충격 흡수력은 아직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비은행권은 사정이 다르다. 한국은행은 비은행금융기관의 건전성이 대체로 개선됐다고 평가했지만, 이는 일부 업권의 개선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처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은 업권은 여전히 부실 부담이 크다.

수익성도 업권별로 엇갈렸다. 같은 비은행권 안에서도 업권별 여건 차이가 커졌고, 취약한 업권이 전체 불안을 자극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전반에 대해 비교적 신중한 평가를 유지한 배경에는 복원력이 있다. 2025년 3분기 기준 자본적정성 비율은 일반은행 18.1%, 상호금융 7.9%, 저축은행 15.7%, 여신전문금융회사 19.7%로 나타났다. 보험회사는 206.8%, 증권회사는 920.2%였다.

업권별 편차는 있지만 공통점은 규제기준을 웃돌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수준만 놓고 보면 금융시스템 전체가 즉각 흔들릴 상황은 아니라는 게 한은 판단이다.

다만 보고서가 더 주의 깊게 본 부분은 금융기관 간 연결 구조다. 한국은행은 투자펀드 등을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 간 상호거래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부실전염 리스크도 소폭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개별 업권의 건전성만 볼 일이 아니라, 한 부문의 부실이 다른 부문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다.

금융과 실물의 연결도 더 복잡해졌다. 한국은행은 비은행 부문이 가계에서 자금을 조달해 기업과 비거주자 부문에 운용하는 연계구조가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비은행권이 단순한 보조 금융채널을 넘어 금융시스템의 한 축으로 커진 만큼, 이 부문의 건전성 악화는 일부 업권에 그치지 않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파급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금융안정보고서가 보여준 금융기관 부문의 핵심은 분명하다. 자본과 유동성은 아직 버틸 힘을 갖고 있지만, 건전성의 온도차는 여전하다. 은행은 선방하고 있지만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비은행권 부실 부담은 가볍지 않다. 여기에 업권 간 상호연계성까지 커지면서 금융당국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비은행권으로 쏠리고 있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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