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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용자 이탈 틈에 네이버·컬리 추격 본격화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월간 이용자 감소···1분기 적자 전환
네이버, 컬리에 330억 추가 투자···신선식품·새벽배송 협력 강화
이커머스 경쟁, 배송 속도 넘어 고객 신뢰 확보로 확대

기사입력 : 2026-05-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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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
사진=쿠팡
[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용자 이탈과 실적 부진을 겪는 사이 네이버와 컬리가 신선식품·새벽배송 분야에서 협력을 넓히며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쿠팡 모회사 쿠팡Inc는 올해 1분기 2억4200만 달러, 약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쿠팡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7분기 만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늘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줄었다.

실적 악화에는 지난해 말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큰 영향을 줬다. 쿠팡은 사고 이후 고객에게 구매이용권을 지급했고, 관련 비용은 1조685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대규모 보상 비용이 반영되면서 수익성도 한꺼번에 나빠졌다.

이용자 수 흐름도 좋지 않았다.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해 12월 3485만명에서 올해 1월 3401만 명으로 줄었고, 2월에는 3364만 명까지 내려갔다. 3월에는 3503만 명으로 다시 늘었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용자 이탈이 실제 지표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쿠팡은 이탈한 와우 회원 상당수를 회복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보상과 판촉으로 단기 이탈을 막은 것과 소비자 신뢰가 완전히 회복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인포그래픽=챗GPT 생성
인포그래픽=챗GPT 생성

이커머스 플랫폼은 결제 정보와 배송지, 구매 이력처럼 개인의 생활과 밀접한 정보를 다룬다. 이 때문에 보안 사고가 발생하면 소비자는 배송 속도나 가격뿐 아니라 정보 관리 능력까지 따져 플랫폼을 고르게 된다.

경쟁사들은 쿠팡이 흔들린 틈을 파고들고 있다. 컬리는 최근 네이버를 대상으로 33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네이버는 컬리 신주 49만8882주를 인수한다. 이번 인수로 네이버의 컬리 지분율은 5.1%에서 6.2%로 높아진다. 투자 과정에서 평가된 컬리의 기업가치는 약 2조8천억원이다.

네이버와 컬리의 협력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네이버는 검색과 쇼핑, 결제, 멤버십을 아우르는 대형 플랫폼을 갖췄지만, 신선식품과 새벽배송 분야에서는 직접 물류 경쟁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컬리는 샛별배송과 신선식품 큐레이션을 앞세워 충성 고객을 확보했지만, 더 큰 고객 유입과 판매 채널 확대가 과제로 꼽혔다.

양사는 이미 지난해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협력을 시작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는 ‘컬리N마트’가 들어섰고, 컬리의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 상품의 샛별배송을 맡고 있다. 네이버는 컬리의 물류 역량을 활용해 신선식품 서비스를 강화하고, 컬리는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주문 기반을 넓히는 구조다.

이번 추가 투자는 쿠팡 중심의 배송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신뢰 회복에 힘을 쏟는 사이 네이버와 컬리는 신선식품·새벽배송 분야에서 대체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쿠팡 외에도 빠른 배송과 신선식품 구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경로가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쿠팡의 시장 지배력이 단기간에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쿠팡은 전국 단위 물류망과 로켓배송, 와우 멤버십을 기반으로 강한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다. 3월 이용자 수가 다시 증가한 점도 쿠팡의 회복력을 보여준다. 보상 비용이 일회성 요인에 그친다면 향후 실적이 개선될 여지도 있다.

이커머스 경쟁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 가격과 배송 속도에 더해 개인정보 보호와 사고 대응 능력이 플랫폼 선택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소비자가 정보 관리에 불안을 느끼면 빠른 배송과 낮은 가격만으로는 이탈을 막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남은 소비자 불신 해소가 과제로 남았다. 사고 경위와 재발 방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보안 관리 체계를 보강해야 이용자 이탈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기 보상으로 일부 고객을 되돌릴 수는 있지만, 소비자가 다시 개인정보를 맡겨도 된다고 판단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네이버와 컬리의 협력이 곧바로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신선식품 품질과 배송 안정성, 가격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고객 이동을 끌어낼 수 있다. 새벽배송은 정시성과 상품 신선도가 중요한 서비스인 만큼 물류 운영 능력이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의 보안 사고와 네이버·컬리의 협력 강화를 계기로 새로운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 쿠팡이 이용자 이탈을 막고 신뢰를 회복할지, 네이버와 컬리가 신선식품·새벽배송 분야에서 영향력을 넓힐지가 향후 시장 판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이용자 수 변동은 단순한 트래픽 변화가 아니라 소비자 신뢰와 연결된 문제”라며 “앞으로 이커머스 기업들은 배송 속도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와 고객 대응 역량에서도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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