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자금을 활용한 가맹본부의 고금리 부당대출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 등 일부 가맹본부가 국책은행 자금을 저리로 빌린 뒤 가맹점주에게 고금리 대출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와 금융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정책금융기관 대출을 이용 중인 가맹본부 110개사, 매출액 100억원 이상 가맹본부 498개사, 60개 가맹점주협의회 등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정책자금 대출을 받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취급한 사례 3건이 확인됐다. 가맹점주의 대출 원리금을 필수품목 납품대금에 얹어 받은 뒤 금융회사에 대납한 기타 사례도 1건 확인됐다.
가맹점에 직간접적으로 대출을 제공한 가맹본부는 모두 18개사였다. 이 가운데 고금리 대출을 취급한 3개사를 제외한 15개사는 대출 이용 가맹점 비율이 높지 않고 대출 총액도 10억원 미만인 점 등을 고려해 문제 소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다.
명륜당은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서 운영·시설자금 명목으로 연 3∼6% 금리의 자금을 이용했다. 정책대출·보증 이용금액은 산업은행 790억원, 기업은행 20억원, 신용보증기금 20억원이었다. 해당 자금은 올해 4월 전액 회수됐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명륜당은 대주주가 설립한 특수관계 대부업체 14곳에 약 899억원을 대여했다. 이들 대부업체는 명륜진사갈비 등 가맹점주에게 인테리어 비용 충당 등 명목으로 연 12∼18%의 고금리 대출을 제공했다.
명륜진사갈비 가맹점주에게 실행된 대출은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 1451억원이었다. 다른 브랜드 가맹점주에게도 2023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 868억원 규모 대출이 실행됐다.
일부 대부업체는 금융위원회 등록 요건을 피하기 위해 총자산을 100억원 미만으로 관리한 정황도 확인됐다. 금융위 등록 대상이 되면 금융감독원의 검사·감독과 총자산한도 규제를 받는다. 정부는 이를 이른바 ‘쪼개기 등록’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른 가맹본부 사례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드러났다. 한 가맹본부는 신용보증기금 보증을 통해 은행권 자금 12억원을 연 4% 수준으로 이용한 뒤, 특수관계 대부업체와 함께 가맹점주 112명에게 총 114억원 규모 대출을 연 13% 금리로 제공했다.
정부는 이런 대출 구조가 가맹점주의 창업 기회를 넓히는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가맹점주를 프랜차이즈 사업에 묶어두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대출금 대부분은 가맹점 개설에 필요한 인테리어 비용으로 쓰였다. 원리금은 매출액에 비례해 갚거나 필수품목 납품대금에 얹어 상환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이 경우 가맹본부는 가맹점 출점을 빠르게 늘리고 인테리어 시공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필수품목 납품과 연계해 원리금을 회수하면 미상환 위험도 낮출 수 있다. 반면 가맹점주는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폐점도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가맹점에 고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가맹본부의 정책자금 이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은 가맹본부에 신규 대출이나 보증을 제공할 때 본사와 관계회사의 가맹점 대상 대여금 보유 여부, 대출 조건, 신규 취급 여부 등을 확인한다. 가맹본부 대표의 자필 사실확인서도 받는다. 사후적으로 허위 제출이 드러나면 관련 내규에 따라 조치한다.
고금리 대출 등 부적절한 가맹점 대상 여신이 확인되면 신규 정책대출과 보증은 제한된다. 기존 대출이나 보증은 만기 연장을 제한하거나 분할 상환하도록 한다. 다만 가맹본부가 가맹점 대여금 금리를 자율적으로 인하하는 등 문제를 해소하면 자금공급 제한 대상에서 제외한다. 가맹점주의 채무 부담을 낮추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제도도 개편한다. 가맹본부가 제공하거나 연계하는 대출의 금리, 상환방식, 상환조건, 신용제공자의 대부업 등록번호, 가맹본부와 신용제공자의 관계 등을 정보공개서에 구체적으로 적도록 할 방침이다. 가맹희망자가 ‘창업지원’이나 ‘우대대출’이라는 명칭만 보고 금융조건을 오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의 대출 원리금을 대신 납부하는 특수 상환구조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금융회사가 차주인 가맹점주에게 원리금 정상 납부 여부를 직접 통보하도록 지도한다. 정부는 매출액 연동 상환방식이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지도 검토한다. 필요하면 대부약관을 정비할 계획이다.
가맹본부가 필수적·통일적 상품이 아닌 경우까지 거래를 구속해 가맹점주에게 피해를 주면 손해의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가맹사업법 개정도 추진한다.
금융위는 대부업 쪼개기 등록을 막기 위해 금융위 등록 대부업자에게만 적용되는 총자산한도 규제를 지자체 등록 대부업자에게도 확대한다. 쪼개기 등록이 의심될 때 금감원이 직권으로 지자체 등록 대부업체를 검사할 수 있도록 대부업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공정위와 금융위는 실태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된 가맹본부 등에 대해 후속 조사를 진행하고,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무등록 대부업이나 대부중개업 영위 등 대부업법 위반이 의심되는 사안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대응한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지난해 11월 명륜당 대표를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공정위는 가맹점주의 피해 회복을 위해 분쟁조정을 적극 유도하고, 필요하면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도 지원한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분쟁조정협의회에서 조정이 성립되지 않거나 소송 제기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건에 대해 민사소송 비용 일부를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한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
<저작권자 © 공유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