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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있는 집도 실거주 유예···토허구역 거래 숨통 트이나

무주택자 대상 연말까지 한시 적용
갭투자 차단 내세웠지만 실거주 규제 예외 확대 논란

기사입력 : 2026-05-1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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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을 매입하는 무주택자는 임대차계약이 끝날 때까지 입주를 미룰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에서 임대 중인 주택을 거래할 때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 이행을 유예하는 대상을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일부 다주택자가 파는 주택에만 유예가 적용됐다. 앞으로는 비거주 1주택자가 보유한 임대 주택도 대상에 포함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사려면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은 매수자는 원칙적으로 4개월 안에 입주해 2년간 살아야 한다. 이 때문에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거래가 쉽지 않았다. 매수자가 바로 입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이런 거래 제약을 일부 푸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적용 대상은 발표일인 이달 12일 현재 임대 중인 주택이다. 매수자는 올해 12월 31일까지 관할 관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해 허가를 받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안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쳐야 한다.

실거주 유예 기간은 발표일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의 최초 계약종료일까지다. 다만 아무리 늦어도 2028년 5월 11일까지는 입주해야 한다. 유예를 받더라도 2년 실거주 의무는 그대로 적용된다.

매수자 요건은 엄격하다. 발표일부터 계속 무주택 상태를 유지한 사람만 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다. 발표일 이후 기존 주택을 처분해 무주택자가 된 사람은 제외된다. 정부는 갈아타기 수요와 새 갭투자를 막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가 매도자 간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같은 세입자 있는 주택이라도 매도자 유형에 따라 실거주 유예 적용 여부가 달랐다. 다주택자 매도 물량 증가에 맞춰 거래를 원활하게 하려는 목적도 있다.

정부는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가 예년보다 늘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1월 5900건, 2월 5600건, 3월 6400건으로 5년 평균 4100건을 웃돌았다. 다주택자가 판 서울 아파트를 무주택자가 산 비율도 지난해 평균 56%에서 올해 3월 73%로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안 일부 매물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입자가 있어 팔기 어려웠던 집의 거래 문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무주택 매수자도 전세 만기까지 기다릴 수 있어 선택지가 넓어진다.

다만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치는 발표일 현재 임대 중인 주택에만 적용되는 한시 대책이다. 주택 공급량 자체를 늘리는 대책도 아니어서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매물이 일부 늘어도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서는 오히려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토지거래허가제의 취지가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투기 수요를 걸러내고 실거주 목적의 거래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다. 실거주 유예가 잇따라 확대되면 제도 운용의 예외가 넓어지고, 규제의 실효성도 약해질 수 있다.

임차인 보호도 남은 과제다. 정부는 기존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유예한다고 설명했지만, 계약 종료 시점에는 새 집주인의 입주 요구가 본격화할 수 있다. 전세시장 불안 지역에서는 퇴거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 실거주 유예 확대는 갭투자 불허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행되는 것”이라며 “세입자가 있어 매도를 고민하던 매도자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얼어붙은 허가구역 거래에 숨통을 틔우는 단기 처방이다. 그러나 실수요 거래 활성화와 투기 차단, 임차인 보호를 함께 이루려면 사후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허가 이후 실제 입주 여부를 점검하고 임차인 퇴거 갈등을 줄일 보완책을 마련해야 정책 신뢰를 지킬 수 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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