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에 따르면 중고나라는 올해 1분기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연속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2% 늘었다. 안심결제 수수료 매출은 218% 증가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나라는 2003년 네이버 카페에서 출발했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의 대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네이버 카페와 자체 앱, 웹을 함께 운영한다. 주요 사업은 개인 간 거래, 안심결제, 광고, 전문 판매자 거래다.
실적은 개선세를 보였다. 중고나라는 2024년 매출 118억원,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6.1% 늘었다. 영업손실은 2023년 38억원에서 17억원 줄었다. 외형 성장은 제한적이었지만 손실 폭은 낮아졌다. 올해 1분기 흑자는 비용 관리와 결제 수익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중고나라는 오랫동안 게시글 기반 거래에 의존했다. 이용자는 카페에서 물건을 찾은 뒤 판매자와 직접 연락해 거래했다. 이용자 규모는 컸지만, 거래 과정에서 플랫폼이 얻는 수익은 제한적이었다. 최근 중고나라는 안심결제, 인앱 광고, 전문셀러 유치로 거래 과정에서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시장 내 입지는 예전 같지 않다. 중고나라는 브랜드 인지도와 누적 매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반면 앱 이용자 규모에서는 당근과 번개장터에 뒤진다. 2025년 5월 기준 중고거래 앱 월간활성이용자수는 당근 2127만명, 번개장터 475만명, 중고나라 165만명으로 조사됐다. 당근과의 격차는 플랫폼 체급 차이로 굳어지는 흐름이다.
경쟁 구도도 뚜렷해졌다. 당근은 지역 기반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중고거래를 넘어 동네 정보, 지역 광고, 구인·구직으로 서비스를 넓혔다. 번개장터는 패션, 리셀, 취미 상품을 앞세워 젊은 이용자를 끌어들였다. 중고나라는 두 회사와 다른 방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중고나라는 검색형 리커머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고폰, 노트북, 카메라, 명품, 자전거, 악기, 취미용품처럼 가격이 비싸고 검증 수요가 큰 품목이 주요 대상이다. 오랫동안 쌓인 게시글과 검색 기반 거래 수요는 중고나라의 자산이다. 특정 상품을 찾는 구매자를 붙잡을수록 안심결제와 광고 수익을 키울 여지도 커진다.
안심결제 확대는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다. 중고거래 플랫폼은 사기와 분쟁 위험을 안고 있다. 플랫폼이 결제, 배송 추적, 정산, 분쟁 중재를 맡으면 이용자 신뢰를 높일 수 있다. 수수료 매출도 늘어난다. 다만 중고거래 이용자는 가격에 민감하다.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않으면 수수료 부담은 직거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셀러 확대도 과제와 기회를 함께 안고 있다. 전문셀러 유치는 매물 확보와 거래 빈도 확대에 도움이 된다. 수수료와 광고 매출을 늘리는 효과도 있다. 다만 전문 판매자 비중이 커질수록 개인 간 중고거래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은 약해질 수 있다. 전문 판매자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 개인 간 거래를 기대한 이용자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인 판매자와 전문 판매자를 명확히 구분하고 검수, 보증, 환불 기준을 투명하게 제시해야 하는 이유다.
지배구조도 변수로 꼽힌다. 중고나라는 2021년 유진자산운용 등이 지분 93.9%를 인수했다. 롯데쇼핑도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롯데쇼핑의 완전 인수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후 뚜렷한 시너지는 크지 않았다. 롯데쇼핑의 콜옵션 행사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의 회수 전략도 중고나라의 중장기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업가치 회복의 관건은 흑자 전환의 지속성이다. 일회성 흑자에 그치지 않고 매출 성장과 이익 개선이 여러 분기 이어져야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결제 수수료 확대가 이용자 이탈로 이어지지 않는지도 핵심 변수다. 월간활성이용자수와 앱 체류 시간, 안심결제 이용률이 함께 개선돼야 중고나라의 수익모델 전환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중고나라는 여전히 국내 중고거래 시장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경쟁은 상징성보다 이용 빈도와 신뢰, 거래 편의성으로 갈리고 있다. 시장은 지역 기반의 당근, 카테고리 특화의 번개장터, 검색 기반의 중고나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중고나라가 다시 성장하려면 중고폰, 노트북, 명품처럼 가격대가 높고 거래 안전성이 중요한 품목에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나라의 첫 흑자는 의미 있는 신호지만, 일회성 성과인지 구조적 전환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용자에게는 안전하게 거래할 이유를, 판매자에게는 더 잘 팔리는 시장을,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혜린 기자 rin7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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