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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전자 총파업, 국가 기간산업 흔드는 과도한 압박

기사입력 : 2026-05-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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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은 임금 협상 차원을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의 핵심을 겨냥한 압박이 됐다.

노동자의 파업권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다. 기업이 임금과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정해서도 안 된다. 성과급 기준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보상 체계를 투명하게 만들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모두 교섭장에서 다룰 사안이다. 그러나 권리가 있다고 해서 어떤 압박도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한 기업이지만 반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무게는 한 기업을 넘어선다.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피해는 노사에 그치지 않는다. 협력업체와 수출, 투자 심리, 글로벌 공급망 신뢰까지 흔들릴 수 있다. 노조가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총파업을 택했다면 회사뿐 아니라 산업 전체를 협상 지렛대로 삼겠다는 뜻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성과급 갈등은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 반도체 생산망을 흔들어 관철할 일이 아니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은 이미 속도전이다. 미국, 대만, 일본, 중국은 막대한 지원과 규제 완화로 자국 기업을 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의 생산 현장이 노사 갈등으로 멈춰 선다면 경쟁국만 반사이익을 얻는다. 피해는 결국 국민 경제로 돌아온다.

노조는 파업이 합법적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합법성과 책임성은 별개다. 법이 허용한 수단이라도 사회적 피해가 지나치게 크면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은 단순한 제조 현장이 아니다. 국가 핵심 산업의 심장부다. 이곳을 멈추겠다는 선택에는 그만큼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정부도 더는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 노사 자율은 원칙이다. 그러나 그 원칙이 현실을 외면하는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 파업이 길어져 생산 차질과 산업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면 정부는 적극 중재해야 한다. 필요하면 법이 허용한 범위에서 긴급조정권 발동도 검토해야 한다. 이는 노동권을 부정하는 조치가 아니다. 국가 경제의 급소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사측도 보상 기준을 투명하게 설명할 책임이 있다. 임직원이 성과를 냈다면 그 보상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사측의 책임이 노조 총파업의 명분이 될 수는 없다. 교섭 불만을 국가 기간산업을 흔드는 방식으로 풀겠다는 선택은 지나치다.

삼성전자 노조가 돌아봐야 할 것은 요구의 명분만이 아니다. 그 명분을 관철하려는 방식도 정당한가다. 권리는 책임을 동반할 때 힘을 얻는다.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점에 총파업 카드를 꺼낸 노조의 선택은 설득보다 압박에 가깝다. 정부는 생산 차질을 막고, 노사는 즉시 교섭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가 핵심 산업을 인질로 삼는 힘겨루기는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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