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경기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노조가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나온 막판 합의다.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쟁점은 성과급이었다. 노사는 OPI와 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나눠 지급하기로 했다. OPI는 노사가 합의해 정한 사업성과에 따라 지급한다. 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사업성과의 10.5%로 정했다. 지급 한도는 두지 않았다.
반도체 특별성과급 재원 가운데 40%는 DS 부문 전체에 먼저 배분한다. 나머지 60%는 사업부별로 나눈다. 성과급은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한다. 지급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팔 수 있다. 나머지는 각각 1년, 2년 뒤 매각할 수 있다.
적자 사업부 차등 지급 문제는 올해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는 성과주의 원칙 훼손을 우려했다. 노조는 적자 사업부 직원에게도 일정 수준의 배분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양측은 페널티 적용을 내년으로 미루며 접점을 찾았다.
임금 인상률은 6.2%로 정했다. 기본급 인상분 4.1%와 성과기준 인상분 2.1%를 더한 수치다. 완제품 부문에는 600만원 규모 자사주를 지급한다. 노사는 상생 협력을 위한 재원 조성 계획도 따로 발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노조는 21일 예정했던 총파업을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미루기로 했다. 투표가 가결되면 지난해 12월 시작된 임금교섭 갈등은 5개월여 만에 마무리된다.
이번 합의는 삼성전자 내부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파업이 현실화했다면 반도체 생산 차질, 협력사 피해, 글로벌 공급망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었다. 정부가 막판 중재에 나선 것도 이런 파장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갈등의 불씨가 모두 꺼진 것은 아니다. 성과급을 영업 성과와 어떻게 연동할지, 자사주 지급을 장기 보상 체계로 정착시킬지, 적자 사업부 페널티를 다음해에 어떻게 적용할지가 남은 과제다. 노사가 이번 합의를 임시 봉합으로 끝낸다면 같은 갈등은 다음 교섭에서 되풀이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거세지는 시점에 노사관계 안정과 비용 통제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보상 확대는 인재 확보에 필요한 수단이지만, 실적과 무관한 배분 구조가 굳어지면 성과주의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업황 변동성이 큰 만큼 성과급 기준은 예측 가능하면서도 경영 성과와 분명히 연결돼야 한다. 이번 잠정 합의의 성패는 찬반투표 통과보다 노사가 비용 부담과 성과 보상 사이의 균형을 제도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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